문화 이야기 (73) 썸네일형 리스트형 봉준호의 영화 마더 처음에 제목을 전해 듣고는, 그리고 주연이 배우 김혜자라는 얘기를 듣고는 따뜻한 엄마 이야기, 가족 이야기... 뭐 그 정도가 떠올려졌다. 하지만 감독이 봉준호고, 또 약간은 영화 '살인의 추억' 분위기가 난다는 얘기를 듣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원빈도 출연한단다. 영화를 보기 전 내가 알고 있었던 정보들 수준이다. 영화는 짜임새 있고 의미 있는 반전들로 잘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식상하지 않은 영화다. 그런데 웬지 아쉬움도 있다. 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었기에 뭔가 특별함을 기대했던 때문일까. 아니면 TV에서만 보던 김혜자라는 배우가 스크린에 낯설기 때문일까. 아니면 잘생긴 배우 원빈의 이미지와 어리숙한 배역의 매치가 거슬렸을까. 이야기 전개의 긴박함도 좀 약했던 느낌도 있다. 제목.. 박찬욱의 박쥐는 뱀파이어 흡혈귀 영화 영화 박쥐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평을 물으면 절반으로 갈렸습니다. 저는 금요일 밤에 극장에서 영화 박쥐를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칸느 영화제에서 영화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주말 아침 들려온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 때문에 영화에 대한 감흥은 그냥 스쳐지나버리게 되었지만 기록 차원에서 몇가지 느낌을 떠올려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박쥐'라는 제목과 송강호라는 배우에서 저는 웬지 봉준호 영화 '괴물'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약간의 블록버스터를 떠올렸던 것이죠. 하지만 영화는 다소 실험적이며 철학과 영화의 다양한 기법을 실험한 뱀파이어 영화였습니다. 송강호의 연기는 뛰어났지만 영화 보는 내내 만약에 이 영화가 서양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 김하늘, 강지환의 코믹 로맨틱 영화 7급 공무원 김하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문득 김하늘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하늘을 본 지도 제법 지난 것 같은데 스크린 속의 김하늘은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오늘 연예가중계를 보니 78년생, 우리 나이로 32이다. 데뷔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냥 청순한 이미지의 여린 여배우가 아니라 코믹한 모습도 잘 연기해낸다. 김하늘도 비교적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도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기억은 없다. 강지환. 경성스캔들이나 쾌도홍길동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것을 알고는 있지만 강지환이라는 배우를 집중해서 본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웬지 얌전하고 진지한 이미지로 느껴졌지만 '7급 공무원'에서 그의 재미있는 표정을 보면서 몇번이나 새로운 모습의 강지환을 발견할 수 있었다. 7급 .. 무겁지 않은 탐정 추리 영화, 그림자 살인 영화 그림자 살인.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무거움을 걱정한다면 황정민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오달수의 독특한 억양을 떠올리면서 영화관을 찾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정통 스릴러 매니아에게는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할 것이고, 스릴러 장르 영화가 잔인하다거나 무겁고 머리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탐정 추리극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그렇다고 깊은 추리력을 요구하는 영화도 아니다. 기본 틀거리는 탐정, 추리, 스릴러 등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를 이끌어가는 3남자. 황정민, 류덕환, 오달수의 캐릭터가 밝고 재미있게 표현되어서 영화도 긴장의 끈을 조였다 놓았다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3명의 연기는 알아줄 수밖에 없다. 황정민, 류덕환은 언뜻 전혀 안어울릴 조.. 사랑으로 세상을 뒤집는 뮤지컬 자나, 돈트! 자나, 돈트! Zanna, Don't! 2003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인데 이번 한국 공연은 오리지널 자나, 돈트의 연출가 드버낸드 잰키가 와서 연출을 맡았습니다. 뮤지컬의 배경은 하트빌 고등학교. 마법사, 체스 챔피언, 미식축구의 쿼터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좀 어색했습니다. 남자들끼리, 여자들끼리 뽀뽀를 합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동성애를 소재로한 뮤지컬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하트빌 고등학교 학생들은 모두가 그렇습니다. 동성간의 사랑이 정상이고, 이성간의 사랑은 특이한 것입니다. 사랑의 기준이 현실과 바뀐 설정입니다. 마법사 자나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 자신의 마지막 남은 마법을 사용해서 세.. 영화 워낭소리, 늙는다는 것에 대하여 250만 관객이 찾은 독립영화 '워낭소리'. 입소문과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홍보 바람을 타기도 했지만 250만 관객은 웬만한 대단위 투자 영화 기준으로도 작은 숫자가 아니다.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하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찾았다. 트랙터 농기계가 아닌 아직도 40년된 소를 데리고 다니며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그 소의 이야기다. 영화라고 특별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말그대로 다큐멘터리. 극장판 인간극장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영화를 보면서 늙는다는 것에 생각해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40년된 소는 모두 늙고 기력이 쇠잔해지고 있었다. 모두가 늙는다. 사람도 소도. 영어 제목이 Old Partner이던데 영화 내용상으로는 워낭소리보다 더 가슴에 와닿는 제목이지 않나 싶다. 돈의 가.. 김수로, 엄기준의 정통 연극, 밑바닥에서 배우 김수로와 엄기준이 연극 무대에 섰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막심 고리키(Maksim Gor'kii, 러시아어 Максим Горький)가 1902년에 발표한 희곡 '밑바닥에서'(일명:밤 주막 Na dne)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연극으로 공연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이나 대학로의 소극장 연극과는 다른 정통 연극인데다가 1900년 전후 러시아의 현실을 사실주의로 표현한 고전이라서 그런지 무대 분위기도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럽고 어두운 싸구려 여인숙을 배경으로 여러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다. 포스터에는 김수로와 엄기준 주연의 형제극 처럼 보여지기는 하지만 실제 연극은 특정 주인공이 없다는 게 적절하다. 무대 위의 모든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한번씩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각.. 마이 앤트 메리 My Aunt Mary 콘서트에 다녀오다 영화, 뮤지컬, 연극은 기회가 생겨서 자주 가는 편인데 뮤지션의 콘서트는 오랫만에 찾았다. 홍대앞 인디밴드의 1세대격이라고 하는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 5집 앨범 Circle 발매 이후 2번째 콘서트. My Aunt Mary. 참...이름도 재미있게 지었다. 고백하건데 미안하게도 콘서트가 열리는 극장에 도착할때까지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다. 초대권으로 가서 콘서트가 열린 백암아트홀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고 알았을 정도다. 그렇다고 홍대앞 인디밴드들을 자주 접하지도 않았기에 2층 한쪽의 구석 자리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면서 자리를 채웠다. 영화나 연극은 그런 경우가 생기면 편견없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기도 하지만 콘서트는 다르다. 가수와 노래, 음..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