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1. 11. 22. 23:30

방송! 

흔히 KBS, MBC, SBS, EBS 정도를 떠올리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 종류도 다양하고 모두 성격이 다르다. 

TV와 라디오로 나뉘고 인터넷방송도 생기는가 하면 케이블TV도 많이 제자리를 찾고 있고, 종교방송이나 교통방송과 같은 특수방송도 있다. 또 지역민영방송도 있고 곧 위성방송까지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많은 방송들 중에서 그래도 항상 KBS, MBC, SBS, EBS를 말하는 것은 그 방송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에서 지상파TV를 통해 전달되어서 다른 방송과는 영향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네 방송도 조금씩 다르다. 

KBS는 공영방송이라고 하지만 한국방송공사의 이름처럼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기료에 포함되어 있는 시청료와 2TV의 광고수입으로 1TV, 2TV, AM 1,2, FM 1,2, 사회교육,국제, 위성 등 제법 많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MBC는 구조적으로는 방송위원회가 이사를 추천하는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익재단이 대주주로 공영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운영은 광고수입으로만 이뤄져 다른 민영상업방송과 다를 바가 없는게 사실이다.

 SBS는 태영이라는 중견건설회사가 대주주인 말그대로 민영방송이다. 또 상업방송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 서울경기를 한정으로 하지만 ITV 경인방송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민영방송이 SBS의 프로그램을 많이 편성에 하며 사실상 지역 지사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EBS는 한국교육방송공사라는 이름처럼 사회 교육기능을 전문으로 하며 KBS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케이블TV나 위성방송처럼 별도의 컨버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누구나 TV로 수신할 수 있는 지상파TV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자체로 공익적인 성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송과 관련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기본 원칙이 혼돈되는 느낌이다. 


일단 위성방송의 지상파TV 재전송과 관련해서 방송위원회는 국가기간방송인 KBS와 교육개념의 EBS는 재전송을 곧바로 할 수 있되, 그외 MBC와 SBS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가지라고 했다. 여기서 MBC는 공영방송의 기능보다 SBS와 같이 대접함으로써 사실상 민영적인 성격으로 나누었다.

 

그 다음 미디어렙(광고 판매 대행사)과 관련하여 민영방송은 민영 미디어렙에 판매를 맡기되 공영방송의 광고 판매는 공영 미디어렙이 대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MBC가 공영방송으로 분류된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MBC에 대한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SBS에 대한 문제제기다. 


SBS는 같은 지상파TV임에도 불구하고 민영방송이라는 이유로 상업방송으로써의 성격이 더 강조되어 인정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방송국의 구조적인 성격이 어찌되었든 간에 그 내용적인 평가는 시청자에 접근하는 수단인 기술적인 '지상파TV'라는 면이 더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내 생각이다.

 

점점 상업화되어 선정화되고 시청률 높이기에만 열중인 SBS 프로그램의 현실을 그냥 민영방송이고 상업방송이라는 구조적인 성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모두 같은 지상파TV의 채널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위원회는 물론 방송학자들이나 시청자단체들까지도 SBS를 바라보는 눈은 민영상업방송으로 차별적으로 본다.

 

SBS방송국은 민영상업방송이겠지만 SBS프로그램은 지상파TV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공적인 매체라는 점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