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야기2002. 1. 5. 23:27

언론개혁! 

작년 DJ가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이어진 언론사 세무조사와 여러 논쟁으로 작년의 여러 주요 화두 중 하나로 '언론개혁'을 빼놓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언론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 단체들은 많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정간법 개정, 안티조선 운동 등을 펼쳐가고 있는데 DJ가 언론개혁을 들고 나오면서 마치 정략적 의도로 휘둘리기도 했습니다. 이문열 같은 사람은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홍위병이니 어쩌구 했죠. 제가 홍위병이란 말인가요? 암튼...

 

이처럼 언론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의 대표로는 언개련(언론개혁시민연대)를 들 수 있습니다. 

언개련은 그 당시까지 언론운동의 축이었던 언론노조 진영과 시민언론운동단체, 그리고 그외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언론개혁에 대한 역량을 결집시키고자 98년 8월 탄생한 단체입니다.

 현재 한겨레에서 여론읽기로 인기도 얻고 있는 손석춘 기자가 당시 위원장으로 있었던 언론노련(언론노조의 연대체로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언론노조 진영을 이끌고 참여하였고, 사실상 시민언론운동단체의 대표격인 민언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그리고 참여연대, 경실련, 여성단체 등 많은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상임공동대표가 지금은 MBC사장으로 계시는 김중배님이었습니다. 현재 언개련 공동대표는 성유보, 이경숙, 송두환, 이범수님입니다.

 제가 언개련 얘기를 꺼낸 것은 그 단체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언론운동 진영의 주요 축을 소개해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오는 2월 1일 언론노조가 위원장 보궐선거를 한다고 합니다. 

언론노조를 이끌었던 최문순 위원장(MBC기자)이 작년 12월 사퇴를 했기 때문이죠. 당초 취임전부터 1년만 하고 물러나겠다고 했었다는 기사가 뒤따르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작년 여름에 보았던 KBS노보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작년 KBS노조는 위원장의 도덕성 논란, 부위원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탄핵에 재탄핵 등으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KBS노조는 당시 언론노조 집행부(위원장 최문순, 부위원장 전영일)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KBS출신인 전영일 부위원장의 비리 의혹등을 주장하며 공격을 가했습니다. 사실상 KBS노조와 언론노조 집행부의 대결양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당시 KBS노조가 주장한 것 중의 하나가 '최문순, 전영일 밀약설'이었습니다. 언론노조 위원장을 1년씩 나누기로 했다는 것이죠. 이 두 진영간의 대립은 지금 법정에서 진행중입니다.

 그런 가운데 오는 2월 1일 언론노조 위원장 보궐선거에 전영일 부위원장이 출마할 거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에 신문사 노조에서 대안 후보를 찾고 있는데 별 인물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다는 뒷얘기가 있군요.

 전국 언론노조중에서 최대의 노조원을 자랑하는 KBS노조의 진로가 어찌될지, 그리고 언론 종사자 당사자로써 언론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언론노조가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한 신문의 인사란에 한국언론재단의 인사소식은 제 눈을 잠시 머무르게 했습니다.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에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언개련의 조직개편과 함께 집행위원장이란 직함으로 바뀌었지만 얼마전까지 언개련 사무총장으로써 실무를 총괄해왔습니다.

 


더불어 한명이 더 생각납니다. 최근 위성방송에서 지상파방송의 재전송과 관련하여 지역방송들이 반발하였죠. 시청자단체나 시민단체들도 지역방송의 보호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측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자주 인터뷰에 나왔던 분이 엄주웅 스카이라이프 채널사업팀장입니다. 이 분은 재작년까지(2000년말) 언개련 정책실장을 맡은 바 있죠.

 

내막이야 모르겠지만 언론운동을 이끌었던 분들이 바꾸는 자리로 좀 어색하게 느껴진 것이 솔직한 제 느낌입니다. 


이제 거의 대선정국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당 민주당에서는 수명이 민주당 후보를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그중에 네티즌, 젊은 사람, 시민단체 등 개혁적인 진영에서는 노무현 고문을 지지하는게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역감정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를 몸으로 타파하기 위해 애썼던 노무현 고문이라면 그의 개혁성과 더불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남영진 미디어오늘 사장이 노무현 캠프로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유일한 미디어 전문 주간지인데 언론개혁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언론계 내부에서의 영향력도 다른 중앙언론사 보도 못지 않죠. 형식적인 사주가 언론노조로 되어 있는데 이에 언론노조 위원장과 미디어오늘 사장은 연결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언론개혁에 적극적인 노무현 고문이기에 언론개혁 진영에서도 노무현 고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이에 남영진 사장도 그에 도움이 되기 위해 힘을 쏟는 차원으로 노무현 캠프에 들어갔다는 후문입니다.

 

아무튼 언론노조 위원장과 미디어오늘 사장, 언개련 등 언론운동 진영의 수장격인 분들의 자리 이동이 많았던 최근입니다만 어색함을 지울 수 없는 제 느낌입니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