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 서부가 아닌가 싶다. 특히 남서쪽의 산방산에서 송악산, 모슬포항을 거쳐 수월봉과 차귀도 입구까지 이어지는 12번 도로를 중심으로 고산-일과 해안도로는 제주도의 산과 바다, 드넓게 펼쳐진 밭과 농사짓는 할머니들, 그리고 멋진 일몰의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특별한 관광지는 없지만 멋진 트래킹, 드라이브코스로 제주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모슬포항, 대정읍을 떠나 수월봉쪽으로 향하던 중간에 넓게 밭이 펼쳐진다. 마침 할머니 십여명이 마늘수확을 하고 계시는 모습이 맑은 가을하늘에 아름답게 보였다.
렌트카의 네비게이션에 수월봉을 따라서 가다보니 어느새 영산 수월봉이라는 표지와 함께 고산기상대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보인다. 우리나라 기상대 중에서 고산기상대가 제법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이곳 수월봉에 위치하고 있었다.
수월봉은 여느 산봉우리 같은 느낌이 아니라 푸른 초원의 언덕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수월봉에서의 풍경은 말그대로 가슴 속 깊이 탁 트인 느낌을 가져다준다. 내가 갔던 시간은 일몰을 보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아쉬웠지만 일몰이 특히 장관인 곳이라고 한다.
수월봉에 대한 소개는 입구에 있던 안내문 입간판을 옮겨 적는 것으로 대신한다.
수월봉(水月峯)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수월봉은 해발 77m 높이의 제주 서부지역의 조망봉으로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청량제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수월봉의 바다쪽 절벽은 깍아지른듯한 절벽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동쪽으로 약 2km까지 이어진다.
이 해안 절벽을 "엉알"이라고 부르며 벼랑 곳곳에는 맑은 샘물이 솟아흘러서 "녹고물"이라는 약수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옛날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홀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수월봉에 오갈피라는 약초를 캐러 왔다가, 여동생인 수월이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자 녹고는 슬픔을 못이겨 17일 동안을 울었다고 한다.
이 녹고의 눈물이 곧 녹고물이라고 전하며 수월봉을 "녹고물 오름"이라고도 한다.
이곳 수월정에서 바라보면 차귀도, 죽도, 눈섬, 단산봉, 고산들과 산방산, 한라산이 두루보이고 날씨가 맑을 때면 멀리 형제섬까지 보일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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