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07. 7. 17. 22:55
몇달만에 명동거리를 거닐었다. 무슨 연말 시즌도 아닌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명동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명동성당으로 대변되는 민주화의 성지, 상가가 밀집한 대표적인 번화가, 하지만 강남에 주도권이 넘어간 다소 한물간 번화가, 1평당 땅값이 가장 비싼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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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명동이 내게 던져준 느낌은 '경기회복'. 물론 휴일 하루의 풍경만 가지고 다 알수는 없겠지만 거리를 가득 메워 길을 걷기 힘들 정도의 번화함과 수많은 상가와 노점들은 주가상승, 경기회복 등의 단어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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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특히 눈에 띄는 모습이 노점의 상품들의 가격이 엄청 쌌다는 것이다. '의류 전품목 3000원'이라는 플랭카드가 놀랍기는 했지만 이곳 한곳 뿐이 아니었다. 웬만큼 괜찮은 옷과 신발, 가방들이 3천원, 5천원, 1만원 내외에서 팔리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동네 대형마트에서도 이런 광경은 만날수 있었다. 싼 가격의 상품들. 경기회복은 착각일까? 재고정리, 중국산 상품들이 거리를 점령한 것에 불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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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한마리에 2천원이면 마트나 도매 시장에서 살수 있다고 한다. 그럼 닭 키우는 사람들은 얼마를 벌까? 옷 만드는 사람들은 얼마를 벌까? 수지타산은 맞을까? 손해보는 장사는 안할텐데 말이다.

라디오에서 EU와 FTA협상이 진행중인데 우리나라의 상품중에는 자동차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얼마전 미국과도 자동차를 얻고 다른 것은 많이 포기하는 FTA 협상을 했는데 유럽도 마찬가지다.

2천원짜리 닭 한마리와 3천원짜리 옷 한벌을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들과 자동차를 팔아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