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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미국2010. 8. 28. 01:17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샌프란시스코는 면적 600.7㎢에 인구 80만명 수준으로 그 명성에 비해서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면적과 인구면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경기도 용인시와 비슷하다. 서울 면적이 605.25㎢라고 하니까 샌프란시스코시와 거의 비슷한데 비해서 서울 인구는 1천만명이 넘으니 서울 인구 밀도가 얼마나 높은 지 상대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만 San Francisco Bay 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을 bay area라고 해서 연계된 생활권으로 취급한다. 지하철 Bart가 연결되기도 한다. 남쪽으로는 우리가 산호세라고 하는 인구 90만명의 새너제이 San Jose를 비롯해서 오클랜드 Oakland, 버클리 Berkeley 등 몇개 도시를 합쳐서 750만명 정도를 bay area 생활권으로 계산한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인 뉴욕시가 830만명이고 두번째인 로스엔젤레스가 400만명 수준이니까 샌프란시스코시와 연계된 bay area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내에서 꽤 큰 대도시 생활권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는 세계 첨단 IT 기업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 Silicon Valley와 세계 최고의 대학인 스탠포드 Stanford University와 UC버클리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도 포함되어 있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이 샌프란시스코 Bay area 지역은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라서 매체 종사자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 위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서 지난 5년 동안 이 지역 기자의 절반이 해직되었다. 더구나 그로 인해서 생산되는 정보, 미디어 콘텐츠의 양도 60%가 줄었는데, 특히 줄어든 콘텐츠가 이른바 비상업적이면서도 시민들의 권익과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 공공, 환경, 정책 등의 분야라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사모펀드 중 하나인 헬만 & 프리드먼 Hellman & Friedman의 Warren Hellman이 이처럼 공공 콘텐츠의 감소에 관심을 가진게 2009년초였다. 이때부터 모임을 만들어서 준비한 후 2010년 1월에는 Hellman Family Foundation를 통해서 5백만달러(한화 약 60억원)을 기부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 5월 26일 정식으로 창간한 매체가  더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이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은 창간한 지 얼마되지 않은 매체이지만 그들의 창간 준비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미디어 산업 환경과 관련한 몇가지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Newsplex의 Randy Covington 교수의 소개로 7월 28일(수) 오후에 이 곳 더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을 방문했는데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의 유니온 스퀘어 Union Square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은 공익과 관련된 주요 분야의 ’전문성'을 그들의 킬러 콘텐츠화 하고 있었는데 많은 매체들 속에서 비상업적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지역, 공공, 정책, 교육, 과학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뤘다. 많은 다른 매체와 같이 백과사전식으로 모든 것을 다 다루려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심층취재를 통한 전문성에 초점을 둔다. 최근에는 미국 연금제 개혁, 캘리포니아주의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Lisa Frazier

Lisa Frazier (Chief Executive Officer / The Bay Citizen)


그러면서 오프라인 신문의 부수 확장보다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서비스하면서 기술적 요소를 중시한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의 CEO인 Lisa Frazier는 기술의 문제를 참여의 문제로 해석했다. 지역을 기반으로한 매체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는 매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쌍방향 장치로써 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술은 디지털 기반의 뉴미디어 서비스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이다.

Steve Fainaru

Steve Fainaru (Managing Editor for News / The Bay Citizen)


Managing Editor for News인 Steve Fainaru는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이 뉴미디어,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기사를 어떻게 쓰는 지에 대해서 창의적인 방법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존의 기사 쓰기 방식이 아닌 정보를 활용하고, 콘텐츠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가치와 콘텐츠 생성을 말하는 것이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이처럼 전문성이나 온라인 중심의 퍼블리싱은 불과 15명의 구성원(취재기자 7명, 편집 에디터 8명)이 운영하는 작은 매체로써 생존을 위한 한 방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기반의 많은 매체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다양화되는 디바이스와 콘텐츠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규모지만 심층적이고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신뢰성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이다. 모든 시민이 기자가 되고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매체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담보해야 하고, 가치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이고 훈련된 저널리스트가 계속 길러져야 하고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은 이를 바탕으로 6만5천부를 발행하는 뉴욕타임즈 New York Times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판 Bay Area edition 금요일과 일요일에 4개면의 기사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즈 외에도 TV나 다른 신문 매체에도 기사를 공급하고 있다. 

Jonathan Weber

Jonathan Weber (Editor in Chief / The Bay Citizen)


뉴욕타임즈 같은 경우 지역에 자회사 형태를 통해서 운영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던 차에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의 설립에 함께 참여했다. LA타임즈 출신의 Jonathan Weber도 뉴욕타임즈의 승인을 받아서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의 편집장 Editor in Chief을 맡게 되었다.

뉴욕타임즈 입장에서는 신뢰성 있는 지역 콘텐츠를 공급받고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입장에서는 뉴욕타임즈와의 협력 관계로 매체 신뢰성을 높이고 고정 수익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보는 모델인 것이다.

Queena Kim

Queena Kim (Community Editor / The Bay Citizen)


콘텐츠를 공급하는 입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생 매체로써 작은 규모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지역 사회의 모든 것을 직접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문제는 지역 커뮤니티 신문과 협력하고, UC Berkeley의 School of Information, School of Journalism과 파트너십을 맺고, 블로거로 활동하는 시민이나 은퇴한 기자들과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 양질의 콘텐츠 확보하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의 기본 수익모델은 재단과 부자들, 일반 지역민들까지 기부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모델이었다. 초기에 Hellman Family Foundation으로부터  5백만달러를 기부받은 것 이외에도 지역 사회 등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금액이 3백7십만 달러라고 한다. 합해서  8백7십만달러, 거의 100억원에 가까운 기본 운영자금을 가지고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 기업 스폰서, 광고, 이벤트, 콘텐츠 라이센싱과 같은 여러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모델에 불과한 수준이다.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에서 그들의 준비과정과 고민을 들으면서 많은 부분 동감이 되기는 했지만 결정적으로 수익구조 때문에 잘 와닿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기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지 혼돈스럽기도 했다. 이 정도의 기부금으로 시작되는 매체를 운영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꿈 같아 보여서 비교하기 쉽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투자구조라면 공공기관지나 기업의 홍보지가 되기 십상인 현실인데 베이 시티즌 The Bay Citizen의 앞날을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