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혁리포트 "책임지지 않는 권력, 언론"
2편 『신문, 누구를 위한 언론자유인가』
1998년 9월 4일(금), 밤 10:00 ~ 11:00
'이제는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언론권력 행세를 하고 있는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신문재벌의 문제점을 짚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방송된 것이 오늘의 이 프로그램인 만큼 관심깊게 지켜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역시 아직 권력과 자본에서 벗어나지 못한 KBS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단지 전에 문제가 되었던 언론문제중에 주요 건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조선일보 방회장 일가의 비리 문제의 사실을 비쳐줌으로써 간접적인 노력의 모습도 보이지만 그 폐해의 모습에 대한 해결책의 주장과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그 음모까지는 아직 말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누구로 부터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라는 말을 대중에게 할 수 있었던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8면의 신문이 48면으로 늘어나고 신문지면의 60%를 광고를 채우는 현실. 그리고 5년 임기의 집권세력 보다 일생과 대를 이어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언론권력·언론재벌의 폐해에 대해 소문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실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계기는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프로그램에서도 말했듯이 박정희정권의 64년 언론윤리법 제정이후 계속되고 있는 권력화된 언론의 모습을 60분안에 전부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프랑스, 독일의 정론지들을 구조적 해결책들을 알아보며 언론문제를 이것저것 건들였던 것이 언론폐해의 핵심을 감추어버리게 되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KBS에서 언론권력의 문제점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이 발전적으로 점점 변하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어제의 KBS와 오늘 보여준 신문의 권력화와 권력·재벌에의 굴종, 곡필과 불공정의 문제점들의 해결을 프로그램은 사장과 사주에 대한 독점적 소유구조와 인사·편성(편집)권을 가지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로 시선을 맞춘다. 하지만 그런 문제의 지적만 할뿐 방향성에 대해서는 암시에 그친다.
마지막에 외대신방과 김정기교수의 말을 빌어 언론현장의 자신들의 한계를 실토한다. 방송과 신문의 폐해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자신들은 조직체계내 구성원이라는 한계로 사회시민운동진영에서 도와달라고... 그러나 김교수의 말중에 같이 있던 시민운동진영 뿐만아니라 기자들(실제 제작현장의 사람들)이 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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