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2009. 1. 9. 00:26

검찰이 미네르바를 긴급체포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검찰이 모처럼 한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는 미네르바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 검찰이 직접 내사까지 해가면서 발벗고 나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그 노력이 대단하다고 아니할 수 있겠는가 ㅜㅜ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탁월한 식견을 보여줬던 다음 아고라의 미네르바가 검찰에 의해 긴급체포되었다는 소식 때문에 인터넷이 난리다.

네이버 메인의 뉴스 영역을 보니 페이지가 돌아가면서 미네르바 체포 소식이 나온다. 뉴스캐스트 덕분에 각 신문사마다 편집을 따로 하는데 모두 미네르바에 관한 소식을 다루고 있다. 곁가지 얘기지만 똑같은 소식이 반복해서 보여지는 뉴스캐스트의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다.

웬만한 전문가 이상의 분석력과 필력을 보여줬던 미네르바가 30대 무직의 박모씨이고, 경제학을 공부했거나 외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는 전문대 졸업자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벌써 희대의 사기극이니 어쩌니 한다. 

하지만 일단 말이 안되고 이해하기 어렵다. 아무리 경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독학을 하고 전문서적을 짜깁기 했다고 하더라도 미국 주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주가 급락을 예견하고 그동안 아고라의 많은 글들에서 보여줬던 전문적인 분석력, 정보력, 필력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업계와 전문적인 특성상 학력, 학벌 차원의 문제로 보기도 힘들다. 또 혹시 박모씨가 미네르바가 맞다고 하더라도 그건 대단한 능력이라고 봐야지 사기 차원으로 해석할 차원이 아니다. 

아직 기다려야겠지만 검찰의 발표 내용도 어색한 부분이 많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1월 7일 인터넷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정부가 주요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 전송했다"는 글이 허위인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내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미네르바가 한 IP로 글이 올라왔다는 것은 대부분 네티즌들도 알고 있다. 박모씨가 도망다니지 않았다면 그 사람을 찾는데 며칠씩 걸릴 이유가 없다. ID가 있는 다음에 개인정보도 있을 것이고 IP를 추적하면 금방 글 올릴 곳을 찾아낼 수 있다.

관련 법은 전기통신기본법 47조에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검찰이 문제로 제시한 12월 29일 글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글 게시 3시간여 만에 다음에 의해 블라인드 처리되고, 미네르바가 "강만수 장관님께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 자신이 쓴 글을 모두 삭제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여기에 공익에 해할 목적이라면서 조사 차원도 아니고 긴급체포를 했다는 것은 과잉이라는 말을 안할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747 공약이나, 2008년에 주가 3000 간다는 말을 한 사람은 왜 안잡냐는 네티즌들의 얘기들이 억지로 들리지 않는다.

막걸리 집에서 정부나 대통령 비판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갔다는 60~70년대가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파파라치나 연예정보 매체들이 스타들의 사생활을 다루면서 국민들의 알권리 운운하는 얘기들이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그리고 일단 박모씨는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아는 미네르바는 아닌 것 같다. 경제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도 안한 30대 무직의 박모씨가 우리나라의 수많은 경제학자와 금융, 경제전문가, 정부관계자들보다 더 해박한 금융, 외환 전문가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설령 맞다고 해도 박모씨를 탓할바 없다. 수많은 경제학자, 관료, 전문가들은 더 깊이 반성해야할 따름이다.

결론은... 좀더 기다려봐야 겠다. 검찰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노력중이니 어떻게든 밝혀지긴 하겠지. 앗차차~ 설마 박모씨 구속하고 그냥 입막음해서 덮어버리는건 아니겠지!

Posted by 정훈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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