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2008. 2. 12. 11:45

2007년 Web 2.0은 한국을 비켜간 것인가

‘한국에서 웹 2.0을 가지고 가장 주목한 비즈니스 성과를 올린 업종은 컨퍼런스 업종이다’라는 이날 나온 한 강사의 말처럼 2006~2007 큰 화두가 되었던 웹 2.0 서비스의 2007년 국내 성적표는 아주 초라한 수준이었다. 또한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점점 거대한 네트워크가 되어가는 글로벌 구글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국내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이렇듯 2007년의 국내 웹 비즈니스는 UCC와 동영상을 빼면 큰 이슈 없이 흘러갔고 2008년 또한 이렇듯 무난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1월 24일 열린 비즈델리의 ‘2008년 웹 비즈니스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무슨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스카이벤처가 참가해 봤다.

2008년의 주요 키워드는 2007년의 연속이다

첫 강사로 나선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정욱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분야에 대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맡은 부분을 진행했다.

우선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Google에 주목했는데, SNS를 겨냥한 Open Social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표방하고 나선 안드로이드, 최근의 주파수 대역 경쟁에 뛰어든 것까지 기존의 웹서비스 영역을 뛰어드는 행보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경쟁력 중 하나인 광고 분야에서는 야후와 MS간에 광고 플랫폼 전쟁이 지속될 것이고, 이 전쟁은 유선뿐 아니라 무선 광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각 사간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될 것이라 말했다.

또한 2007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던 SNS, 웹오피스 서비스들도 계속해서 그 성장추이를 지켜볼 가치가 있으며, 아이폰이나 스마트폰 같은 단말의 출시로 견고한 무선인터넷 시장에 유선플레이어들이 뛰어들 수 있는 장벽이 많이 낮아진 점 또한 인터넷 서비스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덕분에 제 2의 모바게타운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시장도 SNS와 VoIP가 결합된 형태로 진화될 것이라 예측했다.

최근 들어 주목 받고 있는 Convergence 마켓에 대해서는 IPTV, 셋탑박스, 핸드헬드형 기기가 거실의 풍경을 바꾸게 될 것이고, 결국 컨버젼스형 기기의 목표는 댁내에서 누가 얼마나 소비자의 시간을 차지하느냐에 있을 것이냐고 내다보았다.

마지막으로 니코니코동화처럼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동영상 서비스의 증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신중히 바라봐야 된다며 임본부장의 첫 강의가 끝났다.

2008년은 포탈간의 플랫폼 전쟁으로 점철될 것

두번째로 트레이스존의 이준영 대표가 나와 ‘2008년 메이저 포탈 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 리뷰 및 향후 전망’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이대표는 우선 한국의 포탈 비즈니스는 각자 폐쇄적인 플랫폼을 지향하며 5개사 정도가 생존하며 나름대로 안정을 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으며, 플랫폼으로 접어들기 어려운 포탈이나 개별 서비스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 4개 업체가 마켓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보니, 대대적인 신규 서비스 런칭 대신 경쟁사 대비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형태라고 분석했으며, 빅 4의 과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NHN은 국내 시장 수성 못지 않게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Daum은 그간 UCC에 주력해왔던 성과가 예상보다 미미했으며 이를 극복해 상승 모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SK Comms는 당장 드러난 문제점-C2, 인수 합병- 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해외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으며, 야후는 포탈 부문보다 온라인 광고 마켓에 대한 수성 전략을 중요시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포탈은 기존의 파트너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자사 서비스의 안정화와 사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지만, 반대로 현신적이고 참신한 신규 서비스를 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선 IPTV, 모바일 등 새로운 기술로 인해 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만 그 정도로는 포탈 시장에 큰 변화를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강의를 끝맺었다.

신규 서비스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라

다음으로 ‘2008년 국내 웹 2.0벤처 업계의 최신동향 및 향후 전망’이란 주제로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의 황재선 책임이 나와 발표를 했다.

황책임은 이전 시간의 강사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웹2.0 기업은 2006년부터 출발은 많이 했으나 현재 사람들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는 한국의 웹2.0 서비스는 블로그와 동영상 UCC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웹 트래픽에 기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티스토리, 판도라TV, 엠군, 이글루스, 엠엔캐스트, UCC커뮤니티, 태그스토리, 올블로그 등이 그나마 선전했다고 전했다.
 
2008년에는 2007년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 검색 서비스/플랫폼으로서의 웹/SNS/UCC/블로그 서비스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으며,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한국시장 진입 및 기존 포탈의 견고화 등으로 인해 웹2.0 벤처들에게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대중들의 신규 서비스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고,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적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용자 만족도를 올리는 쇼핑몰이 Commerce 2.0

‘2008년 커머스 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 및 향후 전망’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알라딘커뮤니케이션 김성동 팀장은 과연 인터넷쇼핑몰에도 2.0이란 개념이 있을까란 고민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미 쇼핑몰 업계에서는 M&A를 통해 대세가 종합몰에서 오픈마켓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oneaday나 Inip2p 같은 2.0 트렌드를 따르는 쇼핑몰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능보다는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그에 따른 사이트 기획을 하는 것이 쇼핑몰 2.0의 핵심이라고 그는 전했다. 시끌벅적 구성된 이메일보다, 가장 질 높은 콘텐츠로 구성된 심플한 이메일이, 마일리지 때문에 하나의 아이디로 온 가족이 이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CRM 대응, Ajax나 Flex 같은 화려한 기술대신 이용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기능을 추출하는 이런 과정이 쇼핑몰 2.0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국내 쇼핑몰들은 이미 당일/3시간/지하철/편의점 배송을 구축하고, 이용자들의 리뷰를 구매 페이지에 적극 반영하고, 블로거들에게도 수익을 분배하는 모델을 이미 시행중이라고 한다. 화려한 기술로 된 페이지보다 서비스 기획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가 2.0의 핵심이라다로 그는 결언했다.

2008년 동영상 UCC 업계의 옥석이 가려질 것

단일 서비스 중 국내 최대 동영상 UCC 서비스 업체인 판도라TV 황승익 이사는 ‘2008년 UCC업계의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 및 향후전망’이란 주제로 동영상 UCC 업계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동영상 미디어는 인터넷의 기본이자, 각종 페이지에 임베디드 되고 있고, 점점 그 플랫폼도 확장되고 있다. 이미 포탈도 동영상에 올인한 다음, 검색을 통해 유입량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네이버 플레이, SNS 기반으로 소리없이 높은 트래픽을 보여주고 있는 싸이월드 등 빅플레이어들의 움직임도 무시못할 수준이며, YouTube도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동영상 UCC 업계는 빅플레이어들과 수익모델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단일 서비스 업계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저작권과 관련한 뜨거운 남자로 남아있어 플랫폼 확장 및 2차 콘텐츠 생산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에 못지 않게 2008년은 IPTV 법 통과와 함께, 여러 분야의 플레이어들간에 UCC 업체를 M&A를 하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UCC 서비스는 신규플레이어가 뛰어들기 힘든 비용상의 진입장벽이 갖추어지고 있고, 콘텐츠 소싱채널로서 UCC 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포탈이 동영상 검색 결과 페이지 순위에 손을 대거나, 뉴스에 삽입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추가 비용 지불 여부가 올 한해 동영상 UCC 업계의 이슈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2008년 플랫폼과 사용자 사이에서 웹을 바라보다

이렇듯 웹에 몸담그고 있는 업체분들의 전망을 통해 바라본 2008년 웹 시장은 기존 포탈의 구조가 견고해지는 가운데,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의 서비스 개선, 개편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IPTV법 개정, 동영상 미디어의 확대 등 내외부적인 변화로 대기업/대자본이 시장에 뛰어들어 모두가 알만한 기업들의 M&A는 몇 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쉽게도 세상을 바꿀만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은 보기가 힘들어질 것이다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물론 이 예측대로 시장이 흘러간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대다수의 웹서비스 이용자들은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서비스 내적 강화 과정에서 이용자의 목소리가 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서비스 품질의 향상은 소비자의 채워지지 않은 니즈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만 완성도만 높여가는 한국의 웹서비스가 점점 폐쇄적 플랫폼이 되어 다양성이 실종되지 않기를 바란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