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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이야기2007. 4. 14. 23:16

10년 전 내 손에는 삐삐가 있었다. 학교 행사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012 이동통신 회사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5년 전 정도부터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전화+디카+mp3+지상파DMB+... 기능을 같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과는 세대가 다르다.
그럼 5년후 내 손에는 어떤 기기가 들려 있을까?
그리고 5년후에 TV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인터넷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용하다는 점쟁이가 많은 세상이라 4월초 디지털타임즈에서 봤던 기사가 기억나 더듬어 찾아봤다.

민경배 교수의 [DT 시론] TV의 종말과 인터넷의 차기 제왕들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7040202012769619006

민경배 교수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빌 게이츠가 했던 "5년 후가 되면 사람들은 우리가 오늘날 TV를 봤다는 사실에 대해 웃을 것이다"라고 한 말을 상기시켜면서 TV가 완전히 변화해서 대형화, 고화질 화면을 제공하되, 영상은 공중파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그 근거로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신문의 영향력과 시장을 종속시키고 있는 현실을 제시하면서 인터넷 미디어의 다음 사냥감은 TV 방송국이라고 한다. TV 방송국의 매체 권력을 지탱해준 방송장비, 방송인력, 전파라는 3가지 독점 자원이 깨지고, 5년 후면 TV 방송국의 역할은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콘텐츠 제공업체 정도로 후퇴하면서 영상 미디어의 차기 권좌는 포털과 동영상 전문 사이트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조짐이 보인다. 언젠가부터 TV 수상기와 컴퓨터 모니터의 모양이 비슷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TV 리모컨이 커지고, 휴대폰과 DMB는 그 중간에서 작은 키보드?로 자판치는 연습을 시킨다. 사람들한테 이용 패턴을 익숙하도록 연습시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공중파 방송국은 일개 CP(Contents Provider)로 전락할 것인가? 그럴 수 있다. 미국 드라마가 뜨고 석호필이라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다. 사람들은 공중파 방송이 아닌 케이블 채널과 P2P 사이트를 통해서 미국 드라마를 보고, 신인 운동선수 이름인줄 알았던 석호필은 '프리즌브레이크'라는 미국 드라마 주인공 '스코필드'의 한국식 이름이라고 한다. 강력한 방송 콘텐츠가 공중파와 상관없이도 생산되고 있다는 것은 공중파도 일개 CP가 될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기있는 공중파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보면 어디서인가는 방송하고 있고, 인기없는 방송 프로그램은 공중파를 타고 한번 날라가버리면 끝이다. IPTV가 보편화되면 VOD 개념까지 접목되면서 방송을 쏘는 편성 기능이 강화되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선택하는 구조로 바뀐다.

인터넷 시장은 커지는데 웹사이트의 VOD 시장은 잘 안살아난다. 포털이나 방송, 영화 전문사이트에서 동영상 콘텐츠의 매출이 크게 커나가고 있지 않다. 동영상 VOD 콘텐츠에 매리트가 없어서 일까? 아니다.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작업을 콘텐츠 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게 아니라 P2P, 동영상 전문 사이트 등 대체 기술, 유통채널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시장이 지금처럼 고사되어 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싱가폴에 Communic Asia 박람회에 갔을때도 IPTV가 TV의 미래라며 도배되다시피 한것을 보고도 느낀 적이 있지만 나도 TV가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기술의 발달되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익숙해질수 있도록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쪽은 좀 다를 수 있다. 벅스나 이통사들이 음악으로 번 돈으로 음악을 만드는데 투자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음악시장 뿐만 아니라 콘텐츠가 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콘텐츠를 통해서 번 돈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투자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같은 경우는 장비, 인력, 전파라는 점 이외에도 언론으로써 사회적 이슈를 어젠더 세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KBS가 공공기관운영법 대상에서 벗어난 사례나 지상파DMB가 위성DMB를 무력화시키고 IPTV 법률화 과정에서의 주도권 싸움 과정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국은 그냥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지만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언론매체라는 것을 민경배 교수가 가볍게 생각한것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