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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1999. 2. 27. 22:00

문화방송 "테마게임"에 대해서 몇마디...

 

제가 최근(99.2.27.토,13:00~13:40) 문화방송의 옴부즈맨프로그램인 'TV속의 TV'에 출연했습니다. 간판프로라고 할 수 있는 "테마게임"에 대한 분석이었는데 방송에서 몇마디 주절거렸지만 많이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래서 나름대로 "테마게임"에 대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하나.

테마게임은 많은 드라마들이 이야기와 인간 관계의 재미보다는 '멋진 카페'나 '세련된 옷차림'과 같은 화려한 볼거리와 복잡하게 얽힌 사랑관계에 주력하는 문제를 사회 주변부의 평범한 소시민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극복하고, 그런 이야기의 흐름속에 간간히 재미를 가미시킴으로써 많은 오락/코메디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억지 웃음 유발과 같은 작위적인 연출을 동시에 극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테마게임의 함정 또한 여기에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테마게임은 드라마와 코메디가 가지고 있는 두가지의 오류에 동시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테마게임을 평함에 있어서 그 오류를 문제삼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둘.

테마게임은 가끔 나오는 특별출연자를 빼놓고는 고정된 몇 명의 개그맨이 출연자의 거의 전부이다. 특정 연기자가 매주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않은데 이를 출연자들의 연기력과 작가의 신선한 구성으로 지금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매주 서로 다른 성격과 계층의 연기를 펼침으로써 연기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는 프로그램을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연기력과 작가의 구성력을 보장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테마게임이 재미와 의미와 감동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보여지는데...

 

셋.

테마게임에서 개그맨들의 고정출연으로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것을 특별출연이나 카메오의 형식으로 눈요기거리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특별출연이나 카메오로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유명연예인들 특히 요즘에 좀 뜬다 하는 예쁜 여자연기자 위주(김소연,유혜정,김선아,이혜련,박진희,,,)로 나올 때도 있다. 테마게임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현실성과 그 소박함에 있다고 보는데 그 소박함과 신선함에 눈요기거리로 너무 튀는 모습은 그 매력을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특히 인터넷, PC통신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배경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넷.

테마게임이 지니는 또하나의 매력은 진지한 웃음과 가벼운 사회성이다. 이는 평범함에서 시의성과 사회성을 재미있게 잘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3개월정도 방송된 내용의 소재들을 보면 남아선호사상, 해외입양아문제, 체벌교사와 문제학생, 실업문제, 처세, 왕따, 성감별 낙태, 유산상속, 방송의 상업성까지 코메디에서 다루기 힘든 문제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게 그려냈다고 본다. 하지만 그 문제들의 해결책들은 결론에게 가서는 구체적이기보다는 대부분 『사랑』과 『희망』이라는 단어로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그려진다. 소재에 비해서 해결과정은 낭만적으로만 그려지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자칫 현실을 가볍게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괜한 걱정을 해본다. 또한 최근에는 남녀간의 사랑이 지나치게 개입되어 테마게임의 신선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다섯.

초창기에 있었던 토크형식의 개입은 매주 1편의 장면과 2편의 장면을 교묘하게 연결시켜주었던 dissolve되는 모습은 우연을 통해서 게임과 같은 인생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토크형식도 비록 잡담처럼 흘러간 경향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이런 것들이 없어지는 것 같은데 구성이 단조로와 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2월27일 'TV속의 TV'에서 연출자인 이흥우PD님은 이를 연출상의 작위적인 모습을 드러나는게 사실이고, 구성상의 어려움, 그리고 몇 년이 계속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테마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 실험정신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제작상의 고충이나 어려움을 이해하는 바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테마게임'의 신선함과 실험정신을 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다. 신선한 요소를 없애버리는게 신선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물론 한번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고 그것을 계속해나가는 것도 식상함을 주는 것이겠지만 최근 '테마게임'에 있어서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 만큼은 그런 실험정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여섯.

좋은 방송이라 함은 공공성과 건전성, 작품성 등 여러 가지 성격을 가져야 하겠지만 『재미』또한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가지고 있어도 그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해내지 못한다면 좋은 작품은 될 지언정 좋은 방송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테마게임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하고 잘짜여진 구성에 '재미'라는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시청자들에게 전달력이 높은 것이 시청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테마게임은 단지 재미있어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았으면 한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