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미국2017. 8. 4. 23:09


미국 서부 여행. 가기 전부터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장거리 렌터카 여행이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출발해서 그랜드캐년에서 1박, 브라이스캐년에서 1박하고 라스베가스로 돌아오는 렌터카 여행 일정을 짰는데 구글맵으로 찍어보니 얼추 1,000마일, 즉 1,600km 넘는 거리가 나왔다. 시속 80km로 쉬지 않고 달려도 꼬박 20시간 운전 코스다.

최근 몇년은 2시간만 넘게 운전하면 운전 피로를 느껴서 가능하면 장거리 운전을 하기 싫어하던 나 였기에 걱정을 안할 수가 없었다. 

라스베가스와 그랜드캐년 여행하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알아봤는데 돈 문제를 떠나서 일정과 단체 투어가 부담스러운 7살 짜리 딸램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점, 그랜드캐년 뿐만 아니라 요즘 뜬다는 호스슈밴드, 앤터로프캐년, 브라이스캐년 등을 함께 보고 싶은 점 등 여러모로 따졌을 때 렌터카 여행이 최선이었기에 달리 대안이 없었다.



운전에 대한 걱정은 엉뚱한 방법을 해결되었다.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한 첫날밤은 피곤해서 잤는데, 이틀째는 시차 적응이 안되어서 초저녁에 잠이 들고 새벽에 일어나게 되었다. 원래 아침 7시 정도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마눌님과 7살짜리 딸램까지 새벽 4시 일어나서 멀뚱거리는 상황이 되었다. 배도 출출한게 완벽한 시차 적응 실패였다. 햇반으로 출출함으을 달래고 새벽 5시경  숙소를 나와서 출발했다.  

길고 긴 그랜드캐년까지의 렌터카 여행이 시작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수가 되었다. 새벽에 출발한 덕분에 로스엔젤레스 시내를 빠져 나가는데 막히는 구간이 하나도 없었고, 조금 지나서 마눌님과 딸램은 곯아 떨어졌고, 나는 핸드폰에 담아간 팟캐스트를 귀에 꽂고 열심히 달렸다. 새벽부터 점심때까지는 졸림도 없이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생각보다 도로 폭은 넓지 않았지만 길이 똑바로 뻗어 있어서 피곤함을 느낄 수 없었다. 더구나 크루즈 기능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확실하게 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고속도로 휴게소는 보통 이렇게 패스트푸드점과 주유소가 연결된 형태였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나라처럼 복합 슈퍼마켓 형태의 휴게소는 못 봤다. 이런 패스트푸드+주유소가 고속도로 출구 근처에서 몇군데 모여 있는 형식이다.



장거리 운전을 해서 드디어 그랜드캐년 숙소인 야바파이 로지 Yavapai Lodge에 도착했다. 위 사진은 야바파이 로지 센터 건물이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안에서 관광객을 위한 숙소가 몇군데 있는데 우리 가족은 야바파이 로지 Yavapai Lodge 라는 곳에서 하루 묶었다. Lodge는 산장이라는 뜻이긴 한데, 실제는 웬만한 호텔과 다름 없었다.



그랜드캐년 야바파이 로지 Yavapai Lodge 센터에 연결되어 있는 식당



그랜드캐년 Grand Canyon 를 처음 본 순간, 숨이 멎는듯 하면서도 마치 사진을 보는 느낌이었다. 너무 광활한데 협곡이 오밀조밀한게 마치 3D 사진이 눈앞에 놓여 있는 느낌이었다. 현실이 눈앞에 있는데 너무나 비현실적인... 사실 그랜드캐년은 사진과 그 명성이 너무나 익숙해서 특별나지 않은 느낌이 있었는데, 막상 눈 앞에서 보니 왜 그리 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 하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랜드캐년은 여러 곳의 전망대, 포인트가 있다. 시간이 되면 트래킹을 해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국립공원 안에 주요 포인트를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서 많은 곳에서 보는 것이 좋다. 하루이틀 정도 숙박할 수 있는 일정을 준비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우리 일행은 오후에 도착해서 일몰 중심으로 구경하면서 하루 숙박하고, 다음날 아침에 일출 중심으로 다시 구경하고 점심 전에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는 일정을 준비했다. 



포인트 이동 중에 차가 멈춰 있길래 보니 야생동물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다. 아베크롬비, 순록이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면 언뜻 다 비슷비슷해보이는 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하루 이상 시간 내서 주요 포인트를 돌면서 보길 강추한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