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5. 5. 22. 09:46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떨까? 두 번째 이야기.


『10시간, 열흘 후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인데 10년 후를 생각하는 게 아득히 느껴지기도 한다』 라는 문장과 함께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떨까?』 라는 제목의 글로 사보에 기고했던 것이 2004년 여름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오늘이다. 


지난 10여년 우리 회사와 미디어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상암동 DMC 알짜배기 땅에 21층짜리 사옥 KBS미디어센터를 가지고 있고, KBS미디어-인터넷 회사 합병, 몇 차례 명예퇴직과 아웃소싱 등 자구노력과 함께 중국, IPTV, 모바일 등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춘 시장을 개척해나가면서 2004년에 850억원 정도였던 매출이 현재는 2,500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직원 출신 임원도 배출하면서 명실상부한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의 10년은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또 모두 장밋빛으로만 물들지도 않을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뒷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면서 스마트폰 시대의 시작을 알린 것이 불과 8년 전이다. 제4의 물결을 이끌거라는 사물인터넷(IoT)과 공유경제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할 수 없다. 지상파 독점 구조 해체가 가속되는 방송 환경은 우리 회사만이 아닌 KBS 미디어 그룹 전체에 당면한 현실이고 개척해야 할 현실이다. 회사의 현재를 있게 해주신 선배님들이 3년 후부터는 매년 수명씩 정년퇴직으로 떠나시게 된다. 1980~9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홍콩영화를 우리나라 스크린에서 찾아볼 수 없듯이 방송 한류가 사라져버리면 우리 회사는 큰 파고가 일어날 것이다. 10년 후 우리 회사 사업구조가 어떻게 변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한달 한달의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도 중요하겠지만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눈앞에 놓인 현실만 책망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 24년 회사의 역사가 말하지 않는가?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주는 곳은 없다. KBS미디어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각자의 나,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개척하면서 또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이제 다시 10년 후를 생각해본다. 10년 후 미디어 환경은 어떻게 변할 것이고, KBS미디어는 어떻게 나아갈 것이며, 나는 어떤 모습일까.』


(위 글은 KBS미디어 소식지 미디어랑 (2015년 5월)에 기고한 글입니다. 소식지에는 지면상 일부 편집되어 반영되었습니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