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까지 왔으니 유명한 외도를 외면하고 갈 수는 없다. 워터파크 일정을 반나절로 줄이면서 외도 유람선 관광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꼭 한번 가볼만한 섬이라는 거다.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을 처음 갔을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외도 보타니아는 작은 섬 전체를 꾸몄으니 그에 비견할 바가 아니었다. 마치 중세 유럽의 황제가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 섬을 만들어놓은 느낌이라고 할까. 




해금강을 거쳐서 외도에 도착하면 처음보이는 정문. 좀 가파라보이는 입구를 오르게 된다. 요즘은 외도로 가는 뱃값에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지만 전에는 저 정문이 매표소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입구의 문을 지나면 외도(外島) 라고 적혀 있는 큰 나무가 보인다.



씩씩하게 썬글라스를 끼고 올라가는 딸램 씽씽양. 더운 날씨로 인상쓰며 그 뒤를 따르는 딸램애비와 할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무더운 날에 찾아서 그런지 물만 봐도 반갑다. 



외도는 과거에 바위만 무성한 황폐한 무인도에 가까운 섬이었다. 육지에서도 멀리 떨어진 외딴 섬이었기 때문에, 그곳에는 전기시설도 통신시설도 없었다. 광복 직후에는 8가구만이 살고 있었는데, 배로만 갈 수 있는 접근성이 떨어진 곳인 데다가 광복 후 초기에는 변변한 정박시설조차 없었다.


1969년 7월 이창호는 이 근처로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하룻밤 민박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73년까지 3년에 걸쳐 섬 전체를 사들이게 된다. 이 씨의 고향은 평안남도 순천이었는데, 부부는 이 섬의 자연에 매료되어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다.


1970년대 초반부터 이 섬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고구마밭에 감귤나무 3천 그루와 편백 방품림 8천 그루를 심어 놓고 농장을 조성하였는데, 여러 차례 실패를 겪고 농장 대신 식물원을 구상하여 30년 넘게 가꾸면서 다듬어졌다.


1990년에는 건설부로부터 외도 문화시설을 지정받았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1992년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외도문화시설 공원사업허가를 인가했으며, 외도에 문화시설을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1994년 3월 25일 주식회사 외도자연농원을 설립하고, 1995년 4월 15일 외도해상농원을 개원하였다.


2001년 문화관광부 지정 식물원으로 외도조경식물원이 등록되었고,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회를 제작하고 방영하였지만, 2003년 3월 1일 이창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다. 2008년에 1월 16일에 방문객 100만을 돌파하게 된다.



희귀한 남국의 식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코카스 가든. 곧게 뻗은 야자수들과 잘 다듬어진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곳곳에 이렇게 이쁘게 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 나무가 자연스럽게 저렇게 자라지는 않았을테고 정말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위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외도 직원을 위한 건물. 관리사무소를 비롯 사택이 있는 곳으로 매표소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외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비너스 가든. 원래 초등학교 분교 운동장이 있던 자리. 버킹검 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최호숙 사장이 직접 구상, 설계한 곳이라고 한다. 외도해상농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 있는 곳이다. 지중해를 연상케하는 건축물들과 곳곳에 놓여진 비너스 상들, 그리고 동백나무 프레임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비너스 가든 뒷쪽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리스 하우스라고 한다. KBS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 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택. 비너스 가든 쪽에서 보면 지중해 스타일로 보이지만 실내 공간 배치는 안채와 사랑채 개념으로 전통적인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사택이라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계절 탓도 있겠지만 함께 갔던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수년전보다 더 수종이 많아지고 쉴 공간도 많아졌다고 한다.



외도는 사계절 내내 푸르고 꽃이 함께 한다고 한다. 남해안 거제도의 지리적 특성도 있겠지만 태풍이 자주 오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에 강한 수종을 심는다고 한다.



외도만 놓고 보면, 그냥 단순한 일반 식물원이나 다를 바가 없다. 물론 해금강 외딴 섬에 위치한 특이한 식물원이기는 하다.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해금강을 자연과 어우러진 식물원에서 그리고 가장 좋은 위치에서 조망한다는 것이다. 현대적인 미술품과 잘 가꿔놓은 식물원이 인위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바다 한 가운데 외딴 섬에서 자연과 꽃 바다를 동시에 감상하는 것은 분명 독특한 체험일 것이다.



편의시설과 휴게공간이 있는 파노라마 휴게실. 맑은 날이면 대마도가 보일만큼 탁트인 전경을 자랑한다. 시간이 있으면 이곳에서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내가 갔을때는 국수를 팔았다. 전망대 안팎에는 건축가 건국대학교 강병근 교수가 직접 디자인해 설치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외도의 대부분의 건물은 강병근 교수가 설계, 감리, 감독했다고 한다.





아왜나무와 여러가지 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정원수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테피스트리를 만들고 있는 천국의 계단. 원래 주민들이 밭을 일구던 자리에 밀감나무 3천 그루를 심고 매서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림으로 심은 편백나무 8천 그루가 현재의 천국의 계단으로 자연스레 변모했는데 현재는 태품 매미로 인해서 다른 수종으로 변경되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양 옆으로 밀감나무 대신에 다양한 희귀식물이 진한 꽃 향기를 품으며 마치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외도는 꽃과 나무만 있는 곳이 아니다. 곳곳에 세심하게 이쁘게도 해놨다. 자연스레 그 정성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전경이다. 오른쪽 계단식으로 보이는 붉은 색 지붕은 각종 기념품과 천연 허브용품과 차를 판매하는 건물이다. 왼쪽에 보이는 붉은 색 지붕 건물은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바다 전망대와 외도의 개발 과정과 관련한 여러가지 자료들을 전시해놓은 기념관 건물이다. 


멀리 보이는 전망은 거제도의 학동 몽돌해수욕장 인근이고, 나무로 가려져 있는 왼쪽 부분에 해금강이 있다.



저런 나무를 어떻게 키우고 가꿀까? 사진을 잘 보면 벤치 의자도 있다. 



기상조건이 허락하면 일년 365일 유람선을 운행을 한다. 유람선은 6개 지역에서 운행하며, 구조라 유람선, 도장포 유람선, 장승포 유람선, 해금강 유람선, 학동 유람선, 와현 유람선 등이 있다. 기상조건에 의해 100% 여행이 좌우되므로, 당일이라도 미리 문의를 하여 운행여부를 알아보아야 한다.



Posted by 정훈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