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2008. 2. 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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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었다. 새로운 대통령,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였다. 그를 중심으로 나라를 새롭게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그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은 바뀌길 희망한다.

선거가 끝나고 2달이 흘렀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각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그런데 벌써 세상이 바뀐 듯 하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모두 바뀌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새로운 지도자를 중심으로, 그리고 그의 능력으로 세상을 바꾸라고 기회를 준 것이지 그 행위 모두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권 5년 내내 저주를 퍼붓던 수구언론은 마지막 순간까지 '말보다는 침묵으로'(중앙 2.23 사설)라며 뭉개버리고, 새로운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선진화와 변화를 이루자고 주장한다.

수십년 가져온 자신들의 기득권이 변화와 혁신의 패러다임속에 잃어버릴까 그들은 지난 5년, 10년 얼마나 노심초사했을까? 그러다 이명박을 내세워 그 기득권을 다시 공고히할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지난 5년 동안 수구세력이 퍼부었던 노무현에 대한 저주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나는 지난 2달 동안 뉴스 보기가 달갑지 않았다. 시대의 패러다임을 거슬러 기득권이 다시 웃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하는 게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수구세력도 오늘 나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들은 가진 것이 많아서 더욱 심했겠지.

이 지점에서 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나도 공수교대를 선언하며 5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수구세력에게 저주를 퍼부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 변화 아닌 변화에 편승하여 줄타기하면서 지내야 하는가.

차마 힘을 합치거나 그들의 세계속으로 들어가기에는 나의 양심이 허락치 않는다. 그렇다고 지난 5년간의 그들처럼 남에게 저주나 퍼부으며 나의 소중한 인생과 정력을 소모적으로 낭비하고 싶지도 없다. 그들에게는 이미 가진게 많았었지만 나에게는 그동안 쌓아 있는 게 별로 없다.

결론은 나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노무현 참여정부 5년동안 개혁과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의 해체와 평등을 말하기는 했지만 결국 이 사회의 기득권이 되지 못하였다. 언제나 기득권, 주류의 비판자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결국 세상을 바꾸고 희망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가치를 지키면서 힘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다.

Posted by 정훈온달